모각공이란 — 혼자 공부가 안 될 때
모각공은 '모여서 각자 공부'의 줄임말입니다. 개발자들이 하던 모각코(모여서 각자 코딩)에서 나온 말로, 시험·자격증·과제처럼 각자 할 공부를 들고 와서 같은 공간에 앉아 있는 방식입니다.
혼자 공부가 안 되는 건 의지 문제만은 아니다
집에서 책을 펴면 침대가 보이고, 휴대폰이 손에 닿고, 아무도 나를 보지 않습니다. 여기서 버티려면 매번 스스로 정해야 합니다. 지금 시작할지, 이 알림을 볼지, 오늘은 여기까지 할지. 정할 게 많을수록 빨리 지칩니다.
독서실이나 도서관에 가면 이 결정이 줄어듭니다. 다들 조용히 앉아 있으니 나도 앉아 있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카페에서 유난히 공부가 잘 되는 날이 있는 것도 비슷합니다. 누가 감시해서가 아니라, 주변이 하는 걸 따라 하게 되는 것입니다.
남이 옆에 있으면 달라지는 것
영어권에서는 이걸 바디 더블링(body doubling)이라고 부릅니다. 할 일을 하는 동안 다른 사람이 곁에 있게 하는 방법입니다. 화상으로 낯선 사람과 짝을 지어 주고, 처음에 서로 목표를 말한 뒤 각자 일하게 하는 Focusmate 같은 서비스가 이 방식을 씁니다.
모각공도 같은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다만 짝을 정하거나 시간을 예약하지 않고, 열린 열람실에 들어가 아무 자리에나 앉는 쪽을 골랐습니다. 약속이 없으니 부담이 적고, 대신 강제성도 그만큼 약합니다.
모각공이 맞는 사람, 안 맞는 사람
맞는 사람은 시작은 하는데 30분을 못 버티는 사람, 집이 너무 조용해서 오히려 늘어지는 사람, 독서실 이용료가 부담되는 사람입니다. 열람실에 들어가 앉아 있는 것만으로 집중이 조금 오래가는 경험을 해 봤다면 잘 맞을 가능성이 큽니다.
안 맞는 사람도 있습니다. 누가 진도를 체크해 줘야 움직이는 사람에게는 약합니다. 모각공에는 벌금도 출석부도 없습니다. 이런 경우엔 규칙이 있는 스터디 모임이 낫습니다. 남이 보이는 것 자체가 신경 쓰이는 사람이라면 혼자 쓰는 타이머 앱이 편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모각공 시작하기
- 오늘 할 분량을 하나만 정합니다. "행정법 2단원 기출 20문제"처럼 끝이 보이는 크기로.
- 열람실에 들어가 '공부'를 고르고 빈자리에 앉습니다. 앉는 순간 타이머가 시작되고 책상에 공책이 펼쳐집니다.
- 머리 위 상태에 지금 하는 걸 짧게 답니다. 남에게 보이는 목표는 조금 더 지키게 됩니다.
- 쉬고 싶으면 일어납니다. 타이머가 멈추고 채팅을 할 수 있습니다. 다시 앉으면 멈춘 데서 이어서 올라갑니다.
처음부터 몇 시간을 채우려 하지 않아도 됩니다. 옆자리 타이머가 계속 올라가는 걸 보고 있으면, 생각보다 오래 앉아 있게 되는 날이 있습니다. 모각공이 기대하는 건 그런 날이 조금 더 자주 오는 것입니다.
지금 열람실에 앉아 있는 사람들 옆에 가 앉아 보세요. 가입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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